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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보틀 일본 다이칸야마점, 한국 성수동 블루보틀 대기시간

by 지란지교소프트 2021. 2. 1.

블루보틀 일본 다이칸야마점, 한국 성수동 블루보틀 대기시간 - 지란지교소프트 with 지란지교패밀리


지난 5월 3일에 서울 성수동에 커피점 블루보틀의 한국 1호점이 오픈을 하였습니다. 드림플랫폼 블로그 지기는 블루보틀 일본 다이칸야마점에 다녀왔는데요. 스타벅스의 라이벌이라는 브랜드의 매장이 처음 생기는 것이라 커피애호가와 트렌드리더들의 관심이 매우 높았습니다. 오픈 당일에 많은 인파가 몰리며 입장까지 4~5시간 대기해야 한다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오픈 당일 장사진을 이룬 성수동 블루보틀 한국 1호점>

블루보틀은 2002년 설립된 브랜드입니다. 사실 역사가 그렇게 긴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매장의 수도 적습니다. 한국이 겨우 두 번째 해외 진출시장이지요. 한미일 76개의 매장이 전부이며, 이제 곧 오픈할 한국 2호점 안국점을 포함해도 77개입니다 커피의 절대강자인 스타벅스가 75개국에 2만 4천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것과는 아주 대조적인 모습이죠. 하지만 블루보틀은 이 절대강자 스타벅스에서 가장 견제하고 있는 라이벌입니다. 두 브랜드의 서로 다른 운영 철학과 그 결과는 커피 애호가뿐만이 아닌 경제 관련자들에게도 매우 흥미로운 화두가 되었습니다.

스타벅스는 평균이상의 품질이 보증된 커피와 더불어 그 매장 자체를 상품으로서 제공합니다. 냉난방 시설과 좌석, 콘센트에 와이파이까지 제공되는 스타벅스의 매장은 휴식, 공부, 업무를 위한 공간으로서 사랑받습니다. 스타벅스의 경영전략은 풀패키지라고 볼 수 있지요. 효율을 살리며 고객이 원하는 것을 모조리 제공하는 것입니다. 스타벅스가 커피에 건 꿈은 단순한 음료가 아닌 공간과 문화로 이어집니다. 당초 원두 소매점으로 시작한 스타벅스는 원두 – 커피 – 공간 – 문화로 그들의 무대를 넓혀왔습니다.

반면 블루보틀은 ‘커피’에만 집중하는 브랜드입니다. 매장에서 다른 거 하시지 말고 맛있는 커피나 음미하고 가십시오라는 전략이죠. 그래서 블루보틀의 매장은 인테리어도 미니멀합니다. 매장 면적에 비해 좌석의 수도 많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당연시되는 콘센트나 와이파이도 없습니다. 커피가게에서 맛있는 커피를 즐기면 됐지라는 그들의 강심장은 대단합니다. 그런데 그 커피바라기의 전략은 통하고 있습니다. 블루보틀의 미니멀한 감성과 커피에 집중하는 모습은 많은 커피애호가들로 하여금 스타벅스에 등을 돌리게 한 것입니다. 이에 자극을 받아서일까요? 2008년 스타벅스는 커피의 질이 떨어지고 성과가 좋지 않은 미국내 매장 5,000개를 정리합니다. 그와 함께 스타벅스 리저브라는 고급 커피 취급 브랜드를 런칭했지요. 이는 블루보틀을 견제하는 의미가 충분히 포함된 발걸음이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블루보틀 일본 다이칸야마점. 특유의 미니멀한 인테리어와 작은 매장을 볼 수 있다.>

위 사진은 블루보틀 일본 다이칸야마점에 방문했을 때의 모습입니다. 매장 분위기가 일본스럽죠?

뉴욕 타임즈 지는 이 두 브랜드의 경쟁에 흥미로운 시각을 제시했습니다. 스마트폰의 절대강자 둘, 삼성과 애플의 경쟁에 빗댄 것이죠. 다채로운 기능과 범용성을 추구하는 삼성을 스타벅스에, 감성과 기본에 충실하고 타협하지 않는 애플을 블루보틀에 비교한 이 논지는 스타벅스-삼성, 블루보틀-애플의 유사성을 잘 짚어낸 신선한 관점을 선보였습니다.

블루보틀과 애플의 공통점으로 볼 수 있는 것은 기본에 충실한 자신들만의 제품을 비교적 고가에 서비스한다는 점이 있겠습니다. 이것은 표면적인 특징이자, 가장 본질적인 특징이기도 합니다. 애플은 자사만의 OS와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애플 생태계’라고 일컬어지는 편리한 연결 기능과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최적화를 통한 성능향상, 강력한 보안 기능을 내세웁니다. 거기에 미니멀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 곁들여져서 애플 특유의 ‘감성’이라는 것을 소비자들이 탐닉하게 하였죠. 블루보틀 역시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자신들만의 생두를 가공하는 것을 통해 독특한 고유의 고급 커피를 추구합니다. 그리고 인테리어와 커피 소품, 간판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미니멀하고 세련된 디자인 코드가 그 감성의 정점을 찍습니다. 이 두 브랜드는 그런 자신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비교적 높은 가격에 제공합니다. 이것은 가격이 오를 수록 수요는 줄어든다는 경제의 기본 원리를 어느 정도 무시한 채, 브랜드 이미지에 고급스러움을 더하는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두 브랜드간의 유사성이 정말 깊게 느껴지는 점입니다.

소비에 있어서 많은 이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성비(가격대성능비)’에 있어서 블루보틀과 애플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감성’이라는 것으로 대체한 그들의 전략은 매우 성공적입니다. 블루보틀과 애플은 그들이 꾸는 꿈 속으로 많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습니다. 우리 소비자들은 제품과 더불어 그 꿈을 맛보는 비용을 조금 더 지불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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